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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리뷰

copeng 2019. 7. 27. 22:09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아마구치 슈 저/김윤경 역

다산초당

 

<목차>

 

프롤로그_ 교양이 없는 전문가는 위험한 존재다

제1부 무기가 되는 철학
철학을 배우는 새로운 방법
왜 철학 앞에서 좌절하는가?

제2부 지적 전투력을 최대화하는 50가지 철학·사상

제1장 사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사람은 이렇게 행동할까?’
01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프리드리히 니체_르상티망)
02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칼 구스타프 융_페르소나)
03 성과급으로 혁신을 유도할 수 있을까?(에드워드 데시_예고된 대가) 
04 사람은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_수사학) 
05 노력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장 칼뱅_예정설)
06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존 로크_타불라 라사)
07 자유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을 동반한다 (에리히 프롬_자유로부터의 도피)
08 불확실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_대가)
09 인생을 예술 작품으로 대한다면 (장 폴 사르트르_앙가주망)
10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한나 아렌트_악의 평범성)
10 자기실현을 이룬 사람일수록 인맥이 넓지 않다 (에이브러햄 매슬로_자기실현적 인간)
11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 (레온 페스팅거_인지 부조화)
12 개인의 양심은 아무런 힘이 없다(스탠리 밀그램_권위에의 복종)
13 언제 일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_몰입)

제2장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왜 이 조직은 바뀌지 않는가?’
15 뛰어난 리더의 조건 (니콜로 마키아벨리_마키아벨리즘)
16 끝까지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존 스튜어트 밀_악마의 대변인)
17 붕괴된 가족과 공동체의 새로운 대안 (페르디난트 퇴니에스_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
18 변화는 새로운 시도가 아닌 과거와의 작별에서 시작한다 (쿠르트 레빈_변화 과정) 
19 권위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 (막스 베버_카리스마)
20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 (에마뉘엘 레비나스_타자의 얼굴)
21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로버트 킹 머튼_마태 효과)
22 협조할 것인가, 배신할 것인가 (존 내시_내시 균형)
23 왜 기장이 조종할 때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을까?(헤이르트 호프스테드_권력 격차)
24 안정이 계속될수록 축적되는 리스크(나심 니콜라스 탈레브_반反취약성)

제3장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5 시스템은 인간을 어떻게 소외시키는가 (카를 마르크스_소외)
26 독재에 의한 질서 vs. 자유가 있는 무질서 (토머스 홉스_리바이어던)
27 구글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될 수 있을까? (장 자크 루소_일반의지)
28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애덤 스미스_보이지 않는 손)
29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찰스 다윈_자연도태)
30 업무 방식의 개혁 앞에 놓인 무서운 미래 (에밀 뒤르켐_아노미)
31 경제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관계 (마르셀 모스_증여)
32 성 편견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시몬 드 보부아르_제2의 성)
33 재빨리 도망칠 줄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질 들뢰즈_파라노이아와 스키조프레니아) 
34 공평한 사회일수록 차별에 의한 상처가 깊다 (세르주 모스코비치_격차)
35 감시당하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 (미셀 푸코_파놉티콘)
36 사람들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르게 보이기 위해 돈을 쓴다 (장 보드리야르_차이적 소비)
37 보이지 않는 노력도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거짓말 (멜빈 러너_공정한 세상 가설)

제4장 사고에 관한 핵심 콘셉트 ‘어떻게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38 ‘결국 이런 뜻이죠?’라고 말하면 안 되는 이유 (소크라테스_무지의 지)
39 이상은 이상일 뿐, 환상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플라톤_이데아)
40 오해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_이돌라)
41 생각은 아웃소싱할 수 없다 (르네 데카르트_코기토)
42 진보는 나선형 발전으로 이루어진다 (게오르크 헤겔_변증법) 
43 사고의 폭을 넓히고 싶다면 어휘력을 길러라 (페르디낭 드 소쉬르_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44 때로는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에드문트 후설_에포케)
45 과학적인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칼 포퍼_반증 가능성) 
46 에디슨은 축음기를 유언장의 대체품으로 발명했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_브리콜라주)
47 조급해하지 마라, 세상은 그렇게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토머스 쿤_패러다임 전환)
48 이분법을 넘어서라 (자크 데리다_탈구축)
49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앨런 케이_미래예측)
50 사람은 뇌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생각한다 (안토니오 다마지오_신체적 표지)

역자 후기 칸트와 스피노자 없이 철학을 이야기하는 법


 먼저 저자는 철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철학의 이점)를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네 가지 이점은 다음과 같다.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한다.
  2.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
  3. 어젠다(과제)를 정한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럭저럭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들이다. 조금은 뻔한 소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러한 철학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새로운 방법을 소개한다. 목차를 시간축으로 구성하지 않고, 현실의 쓸모에 기초하며, 철학 이외의 영역(경제학, 문화인류학, 심리학, 언어학)도 다룬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두 번째 것이다. 현실의 쓸모에 기초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전문 철학 서적이 아님을 저자나 독자 모두 주지하고 있는 만큼 사실 첫 번째나 세 번째는 그다지 중요한 점은 아닌 듯하다. 또 그는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자가 결론에 이르기까지 고민한) 과정에서의 배움이라고 본다. 말 자체로만 보면 역시 뻔한 소리 같지만 우리가 보통 철학 서적을 읽을 때에는 과정에서의 배움보다는 결과물에 집중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의미 있는 지적이다.

 

 책의 구성은 저자의 말대로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50가지의 핵심 개념들을 사람, 조직, 사회, 사고에 관한 것들로 나누고 그것들을 현실의 상황에 적용시키면서 설명한다. 설명은 전혀 어렵지 않다. 독자의 지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평범한 성인이라면 쉽게 금방 읽을 수 있을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자체의 평점은 굉장히 좋은 편인데, 대부분의 만족하는 사람들과 간혹 평점을 낮게 주는 사람들로 갈리는 듯하다. 아마 깊이가 얕고 그러다 보니 자연이 상대적으로 피상적인 수준에서 설명이 진행되어서인 것 같다. 전문 철학 서적이 아님을 간과한 것일까... 아무튼 그렇다. 

 

 각설하고, 내 경우에는 책에서 다룬 내용 자체보다는 저자가 철학을 보는 시선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대학 생활 동안 들은 강의로 책에서 다룬 대부분의 인물&개념은 대부분의 개념은 이미 깊게든 얕게든 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저자의 설명에서 더 배울 것은 없었다. 다만 나는 그동안 저것들을 배우면서 사회학 쪽에서 나온 개념들을 제외하고는 크게 현실과 결부시켜 생각해 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현실의 쓸모에 기초한다는 저자의 접근 방식이 새로우면서도 무척 유용하게 느껴졌다. 정말 의미 있지만 가끔씩은 지적 유희같이 느껴졌던 철학이 이렇게 쓰일 수 있구나 싶었다.

 

 그런데 책의 가치는 딱 거기까지인 듯. 접근 방식은 좋았는데, 실제로는 훨씬 복잡한 개념을 한정된 지면에 현실에 결부시켜 설명해야 하다 보니 위에서 언급했듯 피상적인 설명이 아쉬웠다. 또 어떤 주제를 던져 놓고 생각해 봐야겠다~ 하는 식의 마무리가  '현실의 쓸모에 기초한다'는 포부에 비해 부실하게 느껴졌다. 이 역시 지면의 한계일 수도 있겠으나...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아쉬웠다. 약간 주제는 좋지만 자세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내 레포트 평을 보는 기분.... 만족스러운 점과 아쉬운 점이 확실한 책이다. 5점 만점에 3.5점 정도. 길지 않고 타 철학 서적에 비해 간단명료한 설명과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 강점이다. 철학을 정말 하나도 모르거나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 느껴지는 이공계생들이 읽기에는 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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